태명 모음
요즘 태명은 어떤 결인가
바라는 것을 그대로 말하는 이름 일색이던 자리가 지금은 네 갈래쯤으로 나뉘어 있어요.
무엇이 달라졌나요
예전 태명은 바라는 것을 그대로 말하는 쪽이었어요. 튼튼이, 무탈이, 복 자를 넣은 이름들이죠. 지금도 이 결은 튼튼하지만 옆에 세 갈래가 더 생겼어요.
가장 큰 변화는 이름이 짧아졌다는 거예요. 세 글자에 '-이'가 붙던 자리를 두 글자가 대신하고 있죠. 태명을 그대로 본명으로 쓰는 경우가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아요.
1. 순우리말 두 글자
지금 가장 강한 결이에요. 다온·가온·한결·마루처럼 우리말 조각으로 만든 두 글자 이름은, 뜻이 바로 읽히면서 어른이 되어도 어색하지 않거든요.
실제로 이 갈래의 이름은 그대로 출생신고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요. 태명과 본명의 경계가 흐려진 것이 요즘 태명의 가장 큰 특징이에요.
다온다 온다
가온
마루산마루
한결한결같이
아라
아름
윤슬
바다
2. 먹는 것에서 딴 이름
두 번째로 강한 결이에요. 초음파 속 아기가 정말로 먹을 것처럼 생겼다는 점, 먹는 것에는 나쁜 어감이 없다는 점이 이 갈래를 지탱하죠.
예전에는 만두처럼 한국 음식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젤리·모찌처럼 소리가 가벼운 쪽으로 옮겨 왔어요.
모찌모찌떡
만두만두처럼
젤리
수박
호빵
3. 소리에서 온 이름
의성어·의태어를 그대로 이름으로 삼는 갈래예요. 콩콩은 심장 소리, 까꿍이는 아기를 어를 때 내는 소리, 도담이는 아이가 탈 없이 자라는 모양에서 왔어요.
이 갈래의 특징은 붙이는 날이 정해져 있다는 거예요. 심장 소리를 들은 날, 태동을 처음 느낀 날. 그래서 이름 자체가 기록이 돼요.
콩콩콩콩 뛰는
까꿍이까꿍 놀이
도담이도담도담
씩씩이씩씩하게
4. 짧은 외래어
기쁨·행복·사랑을 뜻하는 짧은 외래어를 그대로 쓰는 갈래예요. 성별을 가리지 않고, 계절을 타지 않고, 발음이 쉽죠. 앞의 두 번째 갈래와 겹치는 자리도 있어요. 모찌도 젤리도 원래는 외래어니까요.
다만 어른들께 한 번은 설명하게 돼요. 태명은 부모만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온 가족이 부르는 이름이고, 뜻이 곧바로 읽히지 않는 말은 결국 누군가 묻거든요.
흔한 이름을 피하고 싶다면
튼튼이·사랑이처럼 널리 쓰이는 이름을 피하고 싶으시다면, 총명함을 비는 태명이나 산신령의 태명 쪽을 보세요. 그 결을 고르는 부모가 적어 겹칠 일이 드뭅니다.
결국 무엇이 좋은 태명일까요
유행과 상관없이 남는 기준은 하나예요. 열 달 동안 매일 불러도 물리지 않는 이름. 나머지는 다 그다음이에요.